본문 바로가기

MMA/오피니언

UFC 플라이급의 미래에 대한 생각

UFC는 꽤 훌륭한 플라이급을 갖고 있었다.

플라이급은 드미트리우스 존슨, 이안 맥콜, 조셉 베나비데즈, 우루시타니 야스히로의 4인 토너먼트로 시작했다.

곧 이어 존 도슨, 호리구치 쿄지, 헨리 세후도 같은 컨텐더급 선수들이 들어왔고, 세르지오 페티스, 주시에르 포미가, 더스틴 오티즈 같은 중간층을 받쳐줄 선수들도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헨리 세후도가 나중에 입증했듯이 플라이급 선수들의 경기력은 밴텀급에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은 수준이었다.

드미트리우스 존슨이 너무 쉽게 타이틀을 방어하다 보니 체급 수준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생겼다. 바른 생활 사나이에다 국적, 인종적 팬베이스도 없었다. 체급이 흥미로워지기에는 다른 선수들과 실력 차이가 너무 컸다.

UFC는 플라이급 선수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먼저 쿄지 호리구치는 UFC와 재계약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자 라이진으로 갔다.

2018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플라이급을 해체한다는 루머가 나오더니 경기에서 패한 플라이급 선수들은 방출됐다.

헨리 세후도가 드미트리우스 존슨을 이겼지만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았다.

UFC는 역대 최다 방어 챔프인 드미트리우스 존슨을 원 챔피언십의 벤 아스크렌과 트레이드한다.

밴텀급 챔피언 딜러쇼는 UFC가 자신에게 플라이급을 없애달라며 큰 돈을 주며 자객으로 보냈다고 플라이급 도전장을 냈다.

UFC에는 10명 남짓의 선수밖에 남지 않았다.

이 때 세후도가 1라운드에 딜러쇼를 박살내며 플라이급을 살린다.

플라이급 폐지 루머에 대해 부인하며 플라이급 선수들을 방출하던 데이나는 플라이급을 존치시키겠다고 선언한다.

문제는 이미 UFC의 푸대접을 겪은 선수들이 살 길을 찾아 UFC를 떠났다는 거다. 세르지오 페티스는 UFC에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벨라토르로 떠났고, 많은 선수들이 브레이브CF, 아레스FC 등으로 떠났다.

헨리 세후도가 밴텀급 챔피언이 되어 플라이급을 떠나자 플라이급에는 이제 괜찮은 선수들이 얼마 안 남았다.

만년 2인자 조셉 베나비데즈와 플라이급 역대급 피니셔 데이베손 피게이레도는 플라이급에 남은 유이한 컨텐더였다.

그래도 피게이레도가 챔피언이 되면 새로운 스타 마케팅이 가능해질 수 있었으나 피게이레도는 체중을 못 맞추며 재를 뿌렸다.

베나비데즈가 챔피언이 되면 드미트리우스 존슨, 헨리 세후도에 이은 3인자 느낌이 되는 거였기에 피게이레도가 그래도 미래에 흥행이 가능한 카드였다.

그걸 오늘 피게이레도가 망친 거다.

UFC가 다시 플라이급을 재건하려고 해도 UFC가 플라이급을 폐지할 준비를 하는 동안 다른 단체들이 플라이급이나 전UFC 플라이급 선수를 이용해 밴텀급을 구축했다.

이제 UFC에서 다시 체급을 구축하려 해도 좋은 선수들을 구하기 어렵다.

UFC 플라이급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체급 존치를 선언한 지 1년 만에 다시 체급을 폐지하기는 어려우니 당장 없어지지는 않을 거 같다.

플라이급은 그럭저럭 캐릭터 구축에 성공한 헨리 세후도가 밴텀급 타이틀을 잃었을 때의 보험 정도로 남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