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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A/오피니언

격투 번역글 베끼기는 언론의 우라까이 관행탓

기자들이 격투기 커뮤니티의 기사를 베껴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사에는 기자들 자신이 취재해서 쓰는 기사가 있고, 보도자료를 받아 쓰는 기사가 있고, 남의 기사를 표현만 바꿔서 베끼는 우라까이 기사가 있다.

취재를 할 인력은 없지만 언론사에서 기사 수를 채우고, 소위 빵꾸가 나지 않기 위해 쓰는 기사가 우라까이 기사다.

당연히 이런 식의 기사는 써선 안 되는 기사다. 하지만 한국 언론은 지나치게 많고, 기사의 질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포털에 퍼뜨리고 클릭수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우라까이 기사를 쓴다.

업계에선 너도 하고, 나도 하기 때문에 서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 그냥 아예 문제의식 자체가 마비된 거다. 그러니 문제라고 느끼지조차 않는다. 문제적 행위가 그들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기 때문이다.

사실 번역물의 경우 번역 게시 행위 자체도 저작권 침해 행위다.

번역을 해서 공개할 권한은 1차 저작권자에게 있고, 1차 저작권자의 허락 없는 번역물은 불법이다. 번역하지 않을 경우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이 알려짐으로써 생기는 공익이 더 크기에 그냥 받아들여지는 거다.

그럼에도 번역물도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 번역도 일종의 2차 창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역자가 자신이 입은 피해의 규모를 입증하기 어렵고, 언론은 교묘하게 단어를 바꾸기 때문에 소송비용이나 들지 소송의 실익이 없다.

또한 국내 언론의 기사는 직접 인용을 최소화하는 형식이라 ("" 인용 문장에 보통 한 문장 이상 들어가지 않게 쓴다) 표절을 입증하기 어렵다.

그리고 기자는 기레기고 영어도 못하는 쓰레기라고 욕하는데, 정말 그런가. 기자들이 우라까이하는 건 잘못됐지만 평균적인 기자의 지적역량은 평균적 네티즌들보다 훠어어얼씬 낫다. 기자가 영어를 못하는 게 아니라 그날그날 할당된 기삿거리를 채우느라 우라까이를 하는 거다.

기자는 멍청한 게 아니라 그냥 양심이 없을 뿐이다.
(물론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기자들도 많다.)

한 가지 지적하자면 남의 영상물 가져다가 불법으로 돌려보면서 합법으로 영상물을 판매하는 사업자를 비난하는 국내 격투기 커뮤니티에서 저작권을 따지는 모습을 보면 적반하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도 자신의 범죄는 곧 생활방식이지만 남의 범죄만 도둑질인 거다.

 

 

물론 무보수로 번역해서 올리는 당사자분들은 억울하고 화가 날 것이고, 그건 충분히 공감한다.

언론 업계의 각성이 필요하다.